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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태석 목사 칼럼

살아날 운명 (24.04.28)

작년에 김완섭 집사님 농장에서 가져온 두 그루의 이팝나무가 있습니다.

마당에서 보이는 양쪽 어귀에 이팝나무 두 그루를 심었습니다.
 
좀 작은 것은 바로 앞을 내어 '살았구나' 안도했지만
반대편 큰 나무는 여간해서는 싹을 틔우지 않았습니다.
 
많은 분들이 죽었으니 베어버리라고 했지만
그래도 미련이 남아 
"1년을 참아보려고요."라고 했습니다.
 
그런데 그런 나무가 몸살을 하더니
긴 장마로 뜨겁지 않은 날씨로 인하여 늦으막에 새싹을 틔웠습니다.
신기하고 대견했습니다.
그런데 올해는 아예 말라버린 것처럼 보였습니다.
 
작은 이팝나무는 잎사귀를 내면서 생존 싸인을 보냈지만
큰 나무는 죽은 것 같았습니다.
금요일 저녁 최종적으로 
"이것은 죽었나 보다. 내일 나무 한 그루를 사서 바꾸자."라고 말하며
토요일 나무를 사 왔습니다.
 
예쁘고 탐스러운 나무로 갈아치우려고 
버팀목을 제거하고 밧줄을 풀었는데
아니 글쎄!
새싹이 돋아났습니다.
오늘 이 나무를 파 버리고 잘라버리려 했는데...
 
생명의 신비함.
생명의 끈질김.
살아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
나무의 싸인을 봤습니다.
하루만 늦었다면
이 나무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인데
살아날 운명은 살아납니다.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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